6,000원짜리 냉수육
자칭 자린고비 미식가의 자취.. 아니 독거인의 짠내 요리를 공유해 보려 한다.
특별히 음식을 배웠다거나 잘한다거나 하지는 않으니 따라서 해보시라는 말씀은 드리지 않겠지만
굳이 따라 하시겠다면 말릴 생각은 없다는 점.
그럼 시작.
동네 마트 떨이 행사에서 사온 한돈 앞다리살
오늘의 할인 상품과 가격을 안내하는 동네 마트의 문자가 왔다.
"앞다리살 600g 5,900원"
음.. 오늘은 고기를 먹어볼까? 하는 생각에 마트에 들렀다.
일단 고기를 집었고 "앞다리살 요리"를 검색하니
파, 양파, 월계수잎 등등 다양한 것들을 넣는 레시피가 많았다.
그중 정호영 셰프의 냉수육이 눈에 들어왔다. 굿. 이걸로 결정!
예쁜 모양을 만들고자 고기 끝부분을 잘라 김치찌개 해먹은 건 안 비밀.
1. 먼저 물 약 1리터를 냄비에 올리고 가스를 켠다.(화재 주의!)
고기가 물에 푹 잠길 정도면 충분하다.
2. 소금 한 숟가락을 넣는다. (소금양 조절 필수!)
수육이 다 익고 나면 육수는 절반 이상 줄어 엄청 짜다.
나는 물을 더 보충해서 간을 맞추고 육수를 사용할 생각이라 소금양을 1숟가락으로 잡았다.
물 보충 없이 육수를 사용할 생각이라면 소금양을 반 이하로 줄이는 게 좋겠다.
3. 물이 끓어오르면 고기를 넣고 타이머를 15분에 맞춘다.
이후에 물의 잔열로 충분히 익힐 것이기 때문에 일반 가정집 가스불 기준 15분이면 충분하다.
고기가 두꺼워 안 익을까 걱정이라면 20분으로 맞추시라.
4. 육수가 끓으며 떠오르는 불순물을 건져낸다.
물이 끓어오르면 사진과 같이 불순물이 떠오른다.
왠지 먹기 싫으니까 그냥 건져낸다.
귀찮으신 분들이나 육수를 사용하지 않으실 분들은 패스하셔도 무방하다.
5. 뚜껑을 닫고 다른 일을 하다 타이머가 울리면 가스불을 끈다.
약 10분 동안 설거지 및 주방 정리를 하셔라.
설거지가 밀리지 않은 상태로 음식을 먹어야 더 맛있게 느껴진다.
이것은 나의 꿀팁이니 참고하시라.
6. 냄비를 그대로 둔 채 타이머를 1시간 정도 맞추고 서서히 익을 수 있게 그대로 둔다.
이제부터는 차를 한잔 마시던 책을 읽던 무언가 생산적인 일을 하시라.
그것도 아니라면 컨디션 회복을 위해 쉬시라 시간은 금이니까.
7. 랩으로 모양을 잡아 감싸준 뒤 냉장 숙성
랩으로 모양을 예쁘게 잡아 둘둘 말아준다. 뜨거울 수 있으니 화상 주의! 아.. 따라 할 사람이 없으려나?
여하튼 1~2 시간 정도 숙성해도 좋지만 나는 더 맛있는 수육을 위해 10시간 이상 숙성해 줄 생각이다.
수육과 궁합이 좋은 4,000원짜리 은달래장
마트를 돌아다니며 생각해 보니 수육에 맛있는 소스를 올려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3990원짜리 "은달래" 그냥 달래는 비슷한 값에 적은 양.. 그럼 양 많은 거 사야지.
특별한 레시피는 모른다. 그냥 간장 소스에 달래만 넣으면 달래장이지 뭐..
1. 달래를 흐르는 물에 씻는다.
이 요리 중 가장 번거로운 작업이다.
달래 뿌리 쪽에 흙이 묻어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 그 적! 하고
흙을 씹고 싶지 않다면 잘 씻어내 준다.
2. 달래를 먹기 좋은 크기로 손질한다.
너무 알이 큰 달래는 매울 수 있기 때문에 잘 등분해준다.
3. 모든 재료들을 적당한 그릇에 모아 섞어준다.
모든 계량은 아빠 숟가락으로 계량 한 점 미리 말씀드리며,
설탕 1, 고춧가루 1, 간장 5, 물 5, 식초 1, 참기름 1, 통깨 1,
그리고 손질한 달래를 짚이는 대로 넣고 섞어준다.
혹시 간이 세다면 물을 더 추가해 주면 아무 문제 없다.
간 마늘이 있었다면 1스푼이나 반 스푼 추가했을 거라 생각한다.
혹시 그럴 리 없겠지만 따라 하실 분이 계시다면 다시 생각해 보시길 바라고
그래도 굳이 따라 하신다면 마늘을 추가해 넣은 맛은 어떤지 피드백 주시길..
완성!
10시간 이상 숙성된 고기 썰기
랩으로 모양을 잡아서 숙성했기에 이렇게 예쁜 모양의 고깃덩이를 얻을 수 있었다.
냉수육은 아주 얇게 썰어내는 게 포인트다.
껍질이 냉장 숙성 중 살짝 질겨지는데 얇게 썰어내면 아주 훌륭한 식감이 느껴진다.
껍질 이외의 부분은 그냥 녹아내리는 수준! 잡내도 전혀 없다.
이렇게 총 10,000원으로 짠 내 나는 수육과 달래장이 완성되었다.
나는 아주 맛있게 먹었지만 다른 분들의 입맛엔 어떨지 모르겠다.
그럼 이만.
에필로그
수육을 10시간 이상 숙성했기 때문에 요리가 끝나도 먹을 것이 없었다.
그래서 급한 대로 육수를 이용한 국밥 만들기!
마트에 파는 순대와 물만두를 넣고 팔팔 끓여준다.
마지막으로 밥 한 공기를 넣고 토렴 하는 동안 대파를 약간 올려준다.
이렇게 육수를 활용한 국밥 완성.
그럼 진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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